2008. 7. 6
2008. 7. 6. 주일. 지난 나들목에 어떤 분이 이혼을 경험한 후 고통스러웠던 이야기를 쓰셨다(지난 주일 설교는 부부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걸 보면서, 우리 사회가 치솟는 이혼율 때문에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분명 아픈 만큼 성숙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가정이 깨졌고, 수많은 아이들이 절망을 경험하고 인생을 내동댕이쳤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혼의 참혹함을 직접, 간접으로 체험하고 목격하면서, 한 가지는 남의 이혼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쉽게 누군가를 탓하고 욕하기엔 내 가까이에서 이혼 때문에 고통당해야 했던 사람이 생각나는 것이다. 이혼한 어느 누구,가 아니라 얼굴을 가진 내 친구,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로써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젊은 날, 철없던 시절, 결혼을 하고 살아보니 결혼은 정말 중요한 거였더라, 남들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선 보고 조건 맞아 결혼했는데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더라, 우리 부모님 세대, 그러려니 하고 결혼해 살았는데 그 동안 겪은 고통 말로 다 못하고, 동반자? 자식에게 기대는 마음만 깊어 자식 또한 부모가 굴레더라... 결혼이 무엇이길래.
지난 주 설교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부부-두 사람만으로 완전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함께 하나가 되는데, 그래,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함께 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고, 자식들과 또 다시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둘이서만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기를 맞추고 수준을 맞추는 정도에서 결혼 상대자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다. 동역자 부부의 로망. 돈 벌어오는 남편과 예쁘고 살림 잘 하고 애 잘 키우는 부인과 귀여운 아기..의 로망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함께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고민을 하고 서로를 위해 중보하고 지지해주는 두 사람이 되는 로망이다. 내 로망이 너무 비현실적일지도 모르지만, 내 생각에 결혼은 그런 것이므로,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한, 굳이 애써 때맞춰 결혼할 필요가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