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점 2009. 9. 7. 18:40
대학 다닐 때 죠이에서, heart라는 마임극을 했었다. 한 아이가 빨간 하트 모양 종이를 가지고 논다. 제 마음이겠지. 이러다저러다 하트는 더러워지고 구겨지고 찢어진다. 여느 사람들처럼 '네 마음을 내게 줘'라고 요구하는 예수님께 아이는 이미 많이 상처입은 마음을 쉽게 내놓지 못한다.

요즘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느낌이었는데, 예배를 드리다가 문득, 내 굳은 마음에 흠집(기스)이 많이 나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여기저기에 치이고 받혀서 내 오래된 시계의 유리알처럼 흠집이 잔뜩 생긴 내 마음을 나는 고집스럽게 유지하느라 입을 꽉 다물고 긴장한 채로 굳어져 있었던 것이다.

요즘은 예배에 가도 마음이 쉽게 물러지지 않아서 서운했었다. 불평과 변명과 투정만 나오고, 머릿속은 복잡했다.

"새롭게 하소서 주님 상한 나의 마음을. 새롭게 하소서 주님 주님 마음 주소서"


성숙하게 감정을 잘 풀어내지 못하고 늘 무정하다가 감정을 건드릴라치면 울컥하게 되는 그런 마음이라도 괜찮으니,
주님께 드리면, 주님의 새로운 마음을 주실까? 새롭고 빨갛고 말랑말랑한 마음을?



딱딱해지는 건, 실망이 반복되서다. 기대가 무너지기를 몇 번 반복하고 나면 실망하지 않으려고 냉소적이 되는 거다.

그러고 나면 나를 실망시킨 사람을 여전한 기대와 관심과 격려로, 주님의 마음으로 바라보기가 힘들어진다.

나를 실망시킨 사람을 다시 사랑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내키지 않기도 하다.

주님이 마음을 주시면, 가능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