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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7. 월. 천연덕과 드림시네마에서 [미션]을 봤다. 득간이 일전에 [미션]이 훌륭한 영화라고 하지 않았던들 나는 보러 가지조차 않았을 것이다. 별 기대 없이 영화가 어수선하게 시작했다. 좌석과 앞자리 머리 큰 남자와 삼십분이나 지연된 주최측의 대응 등등 피곤하기만 하고 좀 걱정되는 시작이었다.
영화가 끝났다. 마음이 아프면서 뭔가 감동이 천천히 밀고 올라왔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려고 하자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일어나고 난리가 났다. 음악은 크게 틀어줬다. 밖에서 또 다른 템포로 들려왔다는 게 좀 별로지만. 엔딩크레딧을 바라보고는 있었지만 읽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좀.. 음미하고 있었다. 눈물이 났다. 내 영혼이 뒤흔들리고 싶어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밀고 ‘들어오는’ 관객들!!!!
이게 뭐야, 정말 짱나!!!! 진짜, 정말, 이... 를 계속 외쳐대며 나왔다.
[미션]은 놀라웠다. 이렇게 차분히 집중해서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훌륭한 영화다.
로드리고. 가브리엘. 과라니...
이렇게도 저렇게도 사랑할 수 있다. 하나님을 가로막는 건 늘, 사랑하는 자들이 아니라 제 욕심만 채우려는 자들이다.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있고, 하나님을 드러낸다. 로드리고도 가브리엘도 그리스도의 제자답게 행동했다.
예수님의 반응은 가브리엘에 더 가까웠을 것이다....과연?
나 자신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속수무책으로 괴롭히는 장면을 눈앞에서 지켜보게 하는 현대의 잔인한 인간들에게 붙들렸다면,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제자들을, 예수를 따르는 부인들을, 죽이고 고문하고 모욕했다면.
혹은. 예수님은 영원한 이방인이어서 인정해주지 않았다면? 신인 예수는 오히려 대접하려고 하고 오직 세리와 창녀와 접촉 못하게 철두철미 막아놓고서 ‘죄인들’을 괴롭히는데, 예수는 그들 속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면?
로드리고도 가브리엘도, 항거했다. 무력의 방법이든 비폭력의 방법이든, 그들은 항거했다. 불복했다.
예수님도, 항거하신다. 폭력을 쓰진 않지만 마냥 온유하지는 않으시다. 그는 항거하는 자, 프로테스탄트시다.
인간은. 잔인하다. 사악하다. 나약하다. 인간이 죄의 근원이다. 세계를 무너뜨리는 자.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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