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겨울이 되니 아직도 밖은 캄캄하다. 커피를 내리는데 집안이 건조하다. 일년 전, 이곳에 이사 와서 겨울을 처음 보내면서 건조함과 사투를 벌였는데 ㅎㅎㅎ 그 결과 집에 들인 식물들. 토분은 통기성이 좋아서 흙과 뿌리에도 도움이 되지만, 흙 속 수분을 내뿜으면서 실내 습도를 쫙 올려 준다. 이미 가을에 접어들면서부터 발코니에 있던 식물들을 거실 쪽으로 들여놨다. 얘네들이 어느 정도 습도를 잡아 준다. 작업실은 책이 많아서 그런지 더 바삭바삭한 느낌이다. 탁상용 가습기를 꺼내고, 바싹 마른 솔방울들도 꺼내서 샤워를 시켜 준다. 여름철 제습을 위해 담아놨던 화산석 주머니도 물에 담갔다. 잠시 후 타닥타닥 소리가 들린다. 물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충분히 물을 빨아들이고 나면 주머니를 꺼내 물을 어느 ..
고전 4:9-13 (MSG) 내가 보기에, 하나님께서는 메시지를 전하는 우리를 아무도 표를 사려고 하지 않는 극장의 무대에 올려놓으신 것 같습니다. 교통사고 현장을 구경하듯이, 모든 사람이 우리를 둘러서서 빤히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메시아 때문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있을지 모르나, 우리는 약함과 불확실성 한가운데서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남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을지 모르나, 우리는 대부분 빙 둘러싸인 채 발길질을 당합니다. 우리는 식사할 시간도 넉넉지 않고, 누더기 옷을 입고, 문전박대를 당하고, 어디에서든 허드렛일을 얻어 근근이 생계를 꾸려갑니다. 남들이 우리를 욕해도, 우리는 그들을 축복합니다. 남들이 우리를 두고 터무니없는 말을 해도, 우리는 그들에 대해 좋게..
유진 피터슨, 메시지 [누가복음] 머리말 우리 대부분은 자기 혼자만 겉도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은 아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고 소속감도 분명해 보이는데, 나는 따로 밀려나 어울리지 못하는 바깥 사람 같다. 이런 경우에 우리가 취하는 방법은, 따로 우리의 모임을 만들거나 우리를 받아줄 모임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모임에서만은, 나는 소속되어 있고 다른 사람들은 바깥에 있다. 사람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식, 비공식으로 모인다. 그러한 모임의 한 가지 공통점은 배제의 원칙이다. 선택받은 일부 사람 외에 나머지 사람들을 배제함으로써 모임의 정체성과 가치를 획득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속감'이라는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고 밀어낸다. 하지만 그 과정..
2009년 10월 8일. 사회적 글쓰기 1강. 사회적 글쓰기란? 사적 글쓰기와 공적 글쓰기의 사이. 개인적으로 쓰지만 사회적으로 읽히는 경우.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었다. 글을 고치는 사람이었고 사적 글쓰기를 가끔, 개인적 감정을 풀기 위해 개인적 공간에 개인적으로 쓰곤 했다. 그건 일기 쓰기에 가깝다.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 우연히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다 공적 글쓰기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여전히 타이틀은 '편집자'지만, 나름 잡지의 편집권을 가지고 있고, 내 목소리를 낼 공간을 가지게 되었으니 일기 쓰듯 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공적 글쓰기, 혹은 사회적 글쓰기는 글의 내용에 대해 책임을 요구한다. 사적 글쓰기가 내 감정을 여과없이 담아내고 내 편견을 고스란히 적용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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