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안 쓰기,를 하겠다고 떡 걸어놨지만 '아니 이거 뭐, 별 불편할 것도 없네?' 싶은 요즘. 사실, 많이 타협했기 때문이다. 개인용 수저와 텀블러, 손수건, 필요에 따라서는 도시락통이나 장바구니를 갖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실천은 할 수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고 다닌 것이 2~3주 정도. 초기에는 일회분 포장되어 있는 것들-커피믹스, 녹차티백, 몽쉘통통 등등-에 대해 살짝 고민도 했으나 '그럼 음식들도 다 일회용이지 뭐' '그런 걸 따지자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하는 생각에 그것들은 제외시키기로 쉽게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쓰레기가 눈에 들어왔다. 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나의 '버리는 행위'를 내가 의식하기 시작했고, 그 행위가 매우 잦은 ..
고전 4:9-13 (MSG) 내가 보기에, 하나님께서는 메시지를 전하는 우리를 아무도 표를 사려고 하지 않는 극장의 무대에 올려놓으신 것 같습니다. 교통사고 현장을 구경하듯이, 모든 사람이 우리를 둘러서서 빤히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메시아 때문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있을지 모르나, 우리는 약함과 불확실성 한가운데서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남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을지 모르나, 우리는 대부분 빙 둘러싸인 채 발길질을 당합니다. 우리는 식사할 시간도 넉넉지 않고, 누더기 옷을 입고, 문전박대를 당하고, 어디에서든 허드렛일을 얻어 근근이 생계를 꾸려갑니다. 남들이 우리를 욕해도, 우리는 그들을 축복합니다. 남들이 우리를 두고 터무니없는 말을 해도, 우리는 그들에 대해 좋게..
진보신당 연대회의 강령 - 2009년 정기당대회 2차 회의(3. 29.)에서 채택 본문보기 전문보기 전문(前文)1. 참된 자유와 만남이 실현된 나라를 향해 현실국가를 끊임없이 지양하는 활동이 정치이다.아무에게도 예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기를 형성할 때, 나는 자유이다. 하지만 나는 오직 너와 만나 우리가 될 때에만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삶의 진리는 만남이요, 자유는 본질에서 사회적이다. 나의 자유는 그 만남의 공동체가 확장되는 만큼 넓어지고, 그 만남의 온전함만큼만 온전할 수 있다. 이처럼 자유로운 삶을 위해, 너와 내가 평등하게 만나 서로 주체로서 우리가 되고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이 바로 정치이다. 사람들의 수많은 만남이 정해진 범위와 형식 속에서 하나의 전체를 이룬 것이 나라이다. 그..
제2부 하나님의 미래계획 우주의 미래에 대해 선택1 : 진화론적 낙관주의 (당시) 사람들은 인류와 세계가 멈출 수 없는 내재적 과정으로써 앞으로 위로 행진해가고 있으며, 그 결과 곧 위대한 미래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148) ... 진화론자의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난 후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똑같은 문제들을 안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 유대인들이 부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보의 신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사실상 그것이 현실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신화는 결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악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 십자가는 악에 대한 하나님이ㅡ 부정인데 그 부정 다음에는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긍정이 열린다. ... 악은 빛으로 향해 가는 단순한 상향 운동으로 해결되는 것이 ..
두 가지 질문 - 우리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 죽음 이후에 대해 -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 현재의 삶에 대해 [죽음과 그 이후에 대해] 플라톤에서 헤겔 그리고 그 이후의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철학자들은, 우리가 죽음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가 다른 모든 것에 대한 진지한 생각의 열쇠이며, 무엇에 대해서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주된 이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신학자라면 이러한 주장에 진심으로 찬성하는 것이 마땅하다. (22, ㅎㅎㅎ 하긴, 그렇다) 기독교 사상은 죽음을 야비한 적으로 보는 것과좋은 친구로 보는 것 사이를 오갔다. (49) 성경은 '사후 천국행'에 대해 말하는 바가 거의 없으며, 지옥행에 대해서도 말하는 바가 많지 않다. (5..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을 찾아 3-4층을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아, 너무 크구나 이 공간. 결국 저렴한 롯데리아에서 아보카도통새우버거세트를 주문했다. 으음. 버거만 빼곤 다 괜찮았다. 버거에는 시들시들하고 색도 변한 양상추 조각들이 마요네즈에 뒤섞여 헤매고 있었고 여기에 통새우 패티의 일부도 함께 휘말린 듯했다. 물컹한 카오스의 반죽이 버거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밖에서 4천원이면 먹을 수 있는 짜장, 짬뽕을 8천원씩 주고 먹긴 싫었다. 그거랑은 다를 거라고, 밖에서 8천원에 파는 짜장, 짬뽕 같을 거라고 믿을 걸 그랬나.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다 발견한 명당, Holiday sweets도 괜찮다. 그 옆엔 베니건스 마켓오가 있지만 거기 안 들어가도 승강장 너머를 볼 수 있다. 여객을 ..
아마도, 올해의 첫 휴가다. 3월 11일. 새학기에 돌입하면서 필요한 여러 인쇄물들을 겨우 다 끝내놓고 발송까지 마치고 나서, 휴가를 하루 신청했다. 리프레쉬를 위한 이번 여행은, 언제나 매력적인 공간인.. 공항이다. 인천 국제 여객 터미널. 오늘 하루 읽을 책은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 /히드로 다이어리], 앤 라모트의 [플랜 B],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고종석의 [고종석의 여자들]을 읽을 참이다. 8시 50분. 집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천천히 여의도까지 오는 40여분 동안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연락할 것들을 했다. 그야말로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다. 여의도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고 (승강장 내 화장실에 잠깐 들렀다가!) 김포공항행 급행열차를 타면서 책을 펼쳤다. 알랭 드 보통 역시..
2010년에는 매월 마지막날 하루씩 금식을 계획했다. 1월 31일. 나중에 머리 아파서 타이레놀을 먹느니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말겠다..는 심정으로 커피를 한 사발 마셨다. 언약가족 예배에 갔는데... 없었다. 광고를 못 들었나 보다. 이 뻘쭘함을 외면하기 위해.. 근처 커피집으로 가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셨다. 누가복음을 읽으며 11시까지 기다리기로. 뭐, 좋구나. 한 시간 20분 가량을 읽었는데도 10장 정도밖에 못 읽었다. 아쉽. 11시 예배를 드리고.. 점심과 저녁을 밖에서, 친구들이 먹는 것을 구경하며 지냈다. 배도 많이 안 고프고, 식욕이 마구 당기지도 않았다. 다행히. 2월 1일 아침. 눈을 떴다. 생각보다 많이 잤다. 몸을 일으키는데, 힘이 없다. 씻는 것도, 뭘 먹는 것도, 힘들다. 비..
2010년 2월호 도시락 ․ 연필 공동체 최고의 요리 비결 가 일러준 비법 남극의 돔 후지 기지(Dome Fuji Station). 새하얀 평원에 나지막하게 자리 잡은 인공의 건물이다. 볼품없는 철문이 덜컹 열리고 한 사람이 뛰쳐나온다. 그리고 그를 뒤쫓는 몇 사람. 눈밭을 허우적대며 달려가다 결국 사람들에게 잡혀 넘어지고 만다. 그를 붙잡은 대장 격의 인물이 그를 다그치며 말한다. "딴 데 갈 데도 없다구. 스스로 강해지는 수밖에 없어! 스스로 강해지는 수밖에!" ㅡ이게 영화의 첫 장면인데, 결국 이런 우울한 메시지가 현실인가 싶어 급히 메모해둔다. 해안의 쇼와기지에서 안쪽으로 1000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에서, 일본인 남자 8명이 1년 반 동안 생활하는 이야기다. 빤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고 부딪히면서..
유진 피터슨, 메시지 [누가복음] 머리말 우리 대부분은 자기 혼자만 겉도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은 아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고 소속감도 분명해 보이는데, 나는 따로 밀려나 어울리지 못하는 바깥 사람 같다. 이런 경우에 우리가 취하는 방법은, 따로 우리의 모임을 만들거나 우리를 받아줄 모임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모임에서만은, 나는 소속되어 있고 다른 사람들은 바깥에 있다. 사람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식, 비공식으로 모인다. 그러한 모임의 한 가지 공통점은 배제의 원칙이다. 선택받은 일부 사람 외에 나머지 사람들을 배제함으로써 모임의 정체성과 가치를 획득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속감'이라는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고 밀어낸다. 하지만 그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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